HOME뉴스&자료 > 자료 > 언론보도
[MK] [기고] 4차산업혁명 일자리 창출의 새 패러다임
 Human Asia (humanasia@humanasia.org)   2017년 09월 17일    61  
  http://opinion.mk.co.kr/view.php?sc=30500001&year=2017&no=624072
2017.09.17
 

 
정부가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해 출범을 앞두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첨단 기술에 우위를 갖고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는 일이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과 국가 역량 제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기에 위원회의 역할에 기대가 크다.

2016년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올랐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급격한 기술 혁신과 융합은 생산, 유통, 소비를 아우르는 경제활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인류의 가치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에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사회 주체들이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른 역할을 맡을 것이 요청된다.

첫째, 일자리 문제의 해결 방식이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 부문을 비롯해 일자리 확대를 약속했고,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정책도 일자리 창출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문제는 신기술이 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에 기여하더라도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면서 중간소득의 단순 반복 업무를 하는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기업은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동화를 통한 노동 비용 최소화에 나설 것이고 최저임금의 상승은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낼지 미래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혜안이 필요하다. 단순히 일자리를 늘려 소득이 성장을 유도하는 것을 넘어 기술, 성장, 고용의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둘째, 교육 시스템 혁신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로 예전 일자리가 없어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때 교육과 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 더구나 기그 이코노미(Gig Economy)라 불리는 수요 중심의 단기 고용 형태가 부상하는 등 일자리 개념 자체가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제활동의 패러다임을 인식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하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대학 교육이 기존 산업사회에 적합한 인력 양성에 머무르고 있어 청년실업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젊은이들은 물론 기성세대가 새로운 경제 환경에 적응해 취업·재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통합적 사회 교육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셋째, 기업의 새로운 역할이 필요하다. 신기술로 생산성을 높이고 더 큰 부를 창출하는 것이 기업의 몫이지만, 기술 혁신으로 앞선 기업에 부가 더 편중되고 사회적 불평등이 더 심해질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더욱 커질 것이다. 데이터의 수집과 처리가 중요해지면서 기업의 폐쇄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기업이 수집한 개인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책임 있게 사용할 것인가의 문제가 그중 하나다. 최근 유엔을 중심으로 기업의 인권 책임에 대한 원칙을 만들고 가이드라인을 국가와 기업이 이행하도록 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세금을 줄이는 방편으로 사회공헌을 하거나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근로자와 소비자의 인권 침해를 소극적으로 피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이 인간 존엄의 가치를 지킴으로써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와 개별 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되고 스스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으로만 이러한 과제들이 해결될 수 없다. 특히 정부와 민간의 역할에 경계가 모호해지고 사회경제 체제의 근본적 틀이 변화하고 있음을 생각할 때, 정부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 증액이나 대학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규제 같은 과거의 방식보다 사회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능력을 배양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기업을 비롯한 사회 주체들도 비인간화된 기술과 지구화로 거대해진 시장을 긍정적인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공적 영역에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서창록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